[공포] 자정의 마이크를 잡은 자
# 태그 : #공포괴담 #학교괴담 #야간경비 #서스펜스 #자정의방송실
자정의 마이크를 잡은 자
자정이 넘은 시각의 학교는 완전히 다른 세계야.
낮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복도가 밤만 되면 기괴할 정도로 무거워지지.
낡은 구관 건물의 복도를 지키는 야간 경비 최 반장은 매일 밤 이 적막 속을 혼자 걸어야 했어.
그날도 평소처럼 플래시 불빛 하나에 의지해 3층 복도를 돌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절대 열려 있어서는 안 되는 장소에서 미세한 소리가 새어 나왔어.
잠잠해야 할 2층 방송실 문틈새로 푸르스름한 불빛과 함께, 무언가 긁히는 듯한 기묘한 마찰음이 흘러나오고 있었지.
'이 시간에 누가 방송실에 들어간 거지…?'
당장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최 반장은 문 앞에 걸린 잠금장치를 보고 멈칫했어.
자물쇠는 단단히 채워져 있었고, 안쪽에서 들려오는 건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아니었어.
마치 수십 명의 사람이 동시에 귀를 파고드는 듯한 높은 주파수의 웅성거림이었지.
시각은 정확히 새벽 2시 33분을 가리키고 있었어.
이상함을 느낀 최 반장이 마스터키로 자물쇠를 풀고 방송실 문을 확 밀어젖혔어.
그 순간, 안쪽에서 뿜어져 나온 시커먼 먼지와 함께 스피커를 통해 귀를 찢는 듯한 하울링이 울려 퍼졌지.
방송실의 메인 콘솔 마이크 앞에는, 얼굴이 지워진 교복 차림의 형체가 의자에 앉아 거꾸로 목을 꺾은 채 마이크를 붙들고 있었어.
녀석의 손가락은 마이크 스위치를 톡톡 두드리며 기이한 리듬을 타는 중이었지.
도망치려 뒤돌았지만, 이미 방송실의 방음 철문은 밖에서 쾅 소리를 내며 닫혀 버렸어.
마이크 장치의 불빛이 붉은색으로 바뀌더니, 녀석이 스피커를 향해 입을 열었을 때 학교 전체의 스피커가 일제히 울리기 시작했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온 목소리는 최 반장의 귓속에서 직접 울리는 것처럼 소름 돋게 겹쳐졌어.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복도 전체의 비상벨이 터져 나갔고, 어두운 운동장 쪽에서 수백 명의 발소리가 동시에 건물 안으로 뛰어드는 소리가 들려왔어.
최 반장은 문을 부수려 발버둥 쳤지만, 이미 그의 다리부터 굳어지기 시작했지.
녀석이 마이크에 대고 속삭일 때마다 최 반장의 목소리와 형체는 점점 희미해져 스피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어.
다음 날 아침, 등교한 학생들과 교사들이 방송실 문을 열었을 때 안은 텅 비어 있었어.
메인 마이크 스위치 위에는 어젯밤까지 최 반장이 차고 있던 경비 수첩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지.
그리고 그날 이후, 밤 12시가 넘으면 학교 전체 스피커에서 누군가를 호명하는 기괴한 출석 부르는 소리가 흘러나온다고 해.
밤의 학교에서 스피커가 울리거든 절대 귀를 기울이지 마.
네 이름을 부르는 순간, 너도 그 명단에 오르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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