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후기

컴초보탈출 2026-07-11 11:32 조회 20

금연 7개월 차

아직까진 담배 생각 없음
어쩌다 정말 0.5 초정도 순간 뇌에 꼽힐때가 있긴 한데 순간이고 대부분은 담배 생각 없이 참아내고 있음.
뭐 이정도면 완전 금연 가능할 거라고 자신하면서 금연 하고 싶은 분들에게 내가 성공하고 있는 방법 공유 함.

본인은 고1때부터 담배를 폈으며 꼴초 였음 (세월점프)
결혼 후 아이 생김. 이때부터 수 많은 고뇌와 싸우기 시작 함.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조그마한 생물체가 엉금엉금, 뒤뚱뒤뚱 거리며 아바바바 시전하면서 달려와 안으려고 하는데 이게 너무 좋았음. 진짜 환장함
그때부터 니코틴이 신경쓰이기 시작 하는데 하루종일 내 옷과 몸에 찌들었을 니코틴에 서서히 담배피는게 불편해 지기 시작 함.

1. 바람 반대방향으로 빙빙 돌면서 최대한 연기가 나한테 오지 않도록 노력 함 (이거 힘듦.. 특히 공공 흡연실에선 타인 담배 연기가 나한테 오면 점차 빡침. (이때부터 담배 연기에 대한 가스라이팅 시작 되었나 봄))
2. 비누+ 세정제 써가며 손 씻음. 담배 한 가치에 비누 하나 쓰는 비율 됨
3.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이가 달려와도 아빠 지지!! 오면 안돼!! 를 시전하고 옷 벗고 무조건 샤워부터 하러 감 (아이가 커가면서 아빠 = 지지로 인식 함)
그리고 4계절 구분 없이 1일 1빨래가 됨. 한 여름에도 일상복과 흡연복을 따로 분리해서 입고, 흡연복은 베란다에 걸어놓음 (점점 귀찮아짐)
4. 아이가 알게 될까봐 냄새 신경쓰게 되고, 아이에게 안좋은 게 묻어 갈까봐 신경쓰게 됨

뭐 대략 이정도인데 흡연가들도 아이에게 안좋다는건 알고 있을 거임. 근데 문제는 이걸 5년 넘게 행동으로 실천한 후 벌어짐.

너무 귀찮고 너무 힘들기 시작 함..
나 자신이 5년 동안 저 짓을 반복 (더 있는데 생각이 안남) 하는데 나중에 점점 나 자신이 가스라이팅 되고 있음
담배는 나쁜거, 힘든 거, 귀찮은 거, 돈 들어가는 거, 우리 아이에게 해로운 거 등등...

예를들어 어디 1박이나 2박 놀러 갔을 때 아이 몰래 담배 피러 가면 타 흡연가들도 있을텐데 나한테 연기 올까봐 냄새 베일까봐 전전 긍긍하고, 혹시라도 연기가 나한테 오면 욕이 나오면서 피하게 됨 (본인도 피면서 뭔 짓인지 몰라도 하여튼 그랬음. 어쩌면 서서히 담배 혐오감을 쌓는 시기 였나 봄)
그리고 숙소에 들어갈때면 냄새가 신경쓰여서 한참 바람 쐬거나 팔벌려 높이뛰기 하고 들어가야 함. 그리고 들어가서 옷 부터 갈아 입는건 당연하고..
그리고 아이는 일단 아빠가 들어오면 그냥 달려나옴 ㅋ
아바바바 하면서 일단 반겨줌. 그럼 또 나는 아빠 지지!! ( 점점 아이는 아빠 = 지지가 확고해 짐 )


*추가

아이가 아빠 = 쓰레기 공식도 생김.

슬쩍 나갈때마다 쓰레기 버리러 간다는 핑계가 많아지면서 아빠 = 쓰레기 인식 +1


비오거나 눈오거나 덥거나 추운 날 점점 이 짓거리가 고되기 시작 함
그리고 아이가 어느정도 컸을 무렵. 아이도 얼집에서 담배를 배우기 시작 했고 담배를 알기 시작 함.
그와 동시에 본인도 본격적으로 갈림길에 들어서는데 보통 2가지 선택권으로 좁혀졌음. (대부분 그럴 듯.. 핀다 vs 안핀다)

1. 그냥 포기하고 편하게 핀다. 애도 클 만큼 컷고 나중에 지도 피겠지 뭐.
2. 안된다. 나중에 우리애가 커서 담배를 필때 뭐라 내가 할 말이 있겠는가? 담배는 애초에 배우지 말아야 했다.

근데 이미 긴 시간동안 담배 피는게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던 나는 2번을 선택하게 됨.
그리고 2026년 1월 1일부로 금연을 시작 했는데 현재 7월까지 성공 중임.
술자리 모임등에서도 무사히 넘겼고, 순간 땡길때가 있기도 했지만 그동안 쌓였던 불편함이 먼저 떠오르니 그냥 담배 생각이 자동으로 접힘.

금연하고 좋아진 점
1. 확실히 용돈이 늘었음. 현재 금연으로 생긴 여유 자금으로 주로 쓰는 AI 구독료 내거나 가끔 모바일 게임 현질도 소소히 함
2. 1일 1빨래 줄어듬. 별도 흡연복 관리 없어짐
3. 집에 불쾌한 냄새 없어짐
4. 비흡연가의 마음을 알게 됨. 가끔 화장실이나 대중교통에서 막 흡연하고 들어온 사람 몸에서 나는 썩은 내가 느껴지기 시작함. (진짜 토나옴. 그걸 이제 깨닫게 됨)
5. 흡연가들도 항상 내심 걱정하던 건강문제. 그런 쓸데 없는 걱정에서 그냥 해방 됨
6. 가장 큰 건 아무때나 거리낌 없이 아이와 스킨십 함. (하지만 이미 아이가 클만큼 컸 ... ㅠㅠ) 그래도 아이 앞에서 당당해짐.
한동안 아이가 아빠 = 지지 인식을 바꾸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정리하면

1. 5년동안 겁나게 나 자신에게 가스라이팅 시전
2. 최대한 불편하게 흡연함
3. 나보다 소중하고 지켜야할게 있음


혹시 금연을 생각 중인 분들 있으면 가장 좋은 금연치료는 약? 이런거 필요 없음.
그냥 본인 스스로 흡연에 대해 불편하고, 흡연을 하는 행위 자체를 스트레스로 만들어야 함. 
즉 스트레스 받을 때 한대 땡기러 가는게 아니라 그 한대 땡기는 자체가 스트레스로 만들면 흡연에 미련이 사라짐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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